배달앱 수수료, 올라갈수록 누가 웃을까
치킨 한 마리가 2만 5천 원이다. 3년 전보다 5천 원이 올랐다. 그런데 정작 치킨집 사장님은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소비자는 비싸서 불만이고, 식당은 힘들다고 한다. 그럼 그 돈은 어디로 가는 걸까. 배달앱 수수료 구조를 뜯어보면 답이 나온다.
배달앱 수수료는 생각보다 많다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식당은 여러 종류의 비용을 낸다.
중개 수수료는 배달앱에 내는 기본 수수료다. 배달의민족 기준으로 주문 금액의 6.8% 수준이다. 쿠팡이츠는 9.8%다. 언뜻 작아 보이지만 매출 전체에서 빠져나간다.
배달 대행비가 따로 붙는다. 배달앱이 직접 배달하는 경우 건당 3,000~5,000원이 추가된다. 거리와 시간대에 따라 더 올라가기도 한다.
광고비도 있다. 배달앱 상단에 노출되려면 별도 광고비를 내야 한다. 안 내면 검색 결과 하단으로 밀린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광고비를 안 낼 수가 없다.
이 세 가지를 합치면 주문 금액의 20~30%가 빠져나가는 경우도 생긴다. 25,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5,000~7,000원이 배달앱 관련 비용으로 사라진다.
식당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
수수료가 오르면 식당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마진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마진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는 고정비용이다. 이미 빠듯한 구조에서 수수료까지 더 내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지점에 도달한다.
결국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식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배달앱 수수료가 음식 가격에 전가된 것이다. 식당이 수익을 더 챙기려고 올린 게 아니라,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올린 경우가 많다.
배달앱이 수수료를 올릴 수 있는 이유
배달앱이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플랫폼 독점력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배달앱은 선택지가 몇 개 없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식당 입장에서도 이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으면 배달 주문을 받기 어렵다.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 수수료를 올려도 식당이 떠나기 어렵다. 나가면 매출이 더 줄기 때문이다. 이걸 경제학에서는 플랫폼 종속 효과라고 한다.
소비자도 손해를 본다
소비자 입장에서 손해는 단순히 음식값이 오르는 것만이 아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배달 전용 메뉴와 홀 메뉴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식당이 늘었다. 같은 음식인데 배달로 시키면 더 비싸다. 배달앱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된 형태다.
또한 수수료 부담을 못 이기고 폐업하는 식당이 늘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든다. 동네 작은 식당들이 배달앱 경쟁에서 밀려 사라지고, 자본력 있는 프랜차이즈만 살아남는 구조가 심화된다.
대안은 없을까
일부 지자체에서 공공 배달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 식당과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서울의 제로배달 유니온, 경기도의 배달특급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공공 배달앱은 마케팅 비용과 운영 인프라 부족으로 민간 배달앱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소비자가 익숙한 플랫폼을 떠나기 어렵다는 점도 공공 배달앱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정리
배달앱 수수료가 오를수록 식당은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는 더 비싼 음식값을 낸다. 정작 배달앱만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이후에는 식당도 소비자도 선택지가 없다. 배달 음식값이 비싸다고 느낄 때, 그 가격의 일부가 배달앱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