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자체브랜드(PB상품)가 싼 이유, 품질은 정말 다를까

마트 PB상품, 싸다고 무시하면 손해다

마트에 가면 꼭 두 종류의 상품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익숙한 브랜드 제품과, 마트 이름이 붙은 저렴한 제품. 이마트의 노브랜드, 홈플러스의 홈플러스시그니처, 코스트코의 커클랜드가 대표적이다. 가격은 일반 브랜드의 절반 수준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PB상품을 선뜻 집지 못한다. 싸면 뭔가 부족한 게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PB상품이 싼 이유는 품질이 낮아서가 아니다.

PB상품이란 무엇인가

PB는 Private Brand의 약자다. 마트나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하고 제조를 외주로 맡겨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파는 상품이다. 반대 개념은 NB(National Brand)로, 우리가 흔히 아는 농심, 오리온, CJ 같은 제조사 브랜드 상품이다.

PB상품은 마트가 제조사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중요한 점은 이 제조사가 NB상품을 만드는 곳과 동일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라인으로 만들되, 포장지만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PB상품이 싼 이유 3가지

첫째, 광고비가 없다. 일반 브랜드 제품 가격에는 TV 광고, 유명 연예인 모델료, 마케팅 비용이 포함돼 있다. 대형 식품 브랜드의 경우 매출의 10~20%를 마케팅에 쓰는 경우도 있다. PB상품은 광고를 하지 않는다. 마트 내 진열 자체가 홍보다.

둘째, 유통 단계가 줄어든다. 일반 브랜드 상품은 제조사 → 도매상 → 마트로 이어지는 유통 구조를 거친다. 각 단계마다 마진이 붙는다. PB상품은 마트가 직접 제조사와 계약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 마진이 사라진다.

셋째, 포장 비용이 낮다. NB상품은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고급 포장재를 쓰는 경우가 많다. PB상품은 기능에 충실한 단순한 포장을 쓴다. 노브랜드 이름처럼 브랜드 자체를 없애는 것이 컨셉이기도 하다.

품질은 실제로 다를까

품질 차이는 카테고리마다 다르다.

차이가 거의 없는 품목이 있다. 물, 밀가루, 설탕, 소금, 식용유 같은 기초 식재료는 원재료 자체가 규격화되어 있어 브랜드 간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 화장지, 물티슈, 비닐봉투 같은 생활용품도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을 수 있는 품목도 있다. 라면, 과자, 음료처럼 고유한 레시피가 경쟁력인 제품은 PB상품이 원조 브랜드의 맛을 완전히 따라가기 어렵다. 조미료나 소스류도 브랜드마다 맛 차이가 있다.

PB상품이 오히려 나은 경우도 있다. 코스트코 커클랜드 제품이 대표적이다. 코스트코는 납품 업체에 엄격한 품질 기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클랜드 올리브오일이나 견과류는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도 많다.

마트 입장에서 PB상품은 왜 중요한가

마트가 PB상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PB상품의 마진율은 NB상품보다 높다. NB상품은 제조사가 가격을 정하고 마트는 일정 마진만 가져가지만, PB상품은 마트가 직접 원가를 통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또한 PB상품은 마트의 충성 고객을 만드는 수단이다.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노브랜드 상품이 있으면, 소비자는 그 상품을 사기 위해 이마트를 방문한다. 쿠팡의 곰곰, 코스트코의 커클랜드가 각 플랫폼의 록인 효과를 만드는 방식이다.

어떤 PB상품을 사야 하나

기준은 단순하다. 원재료 차이가 없는 품목은 PB상품을 사는 게 합리적이다. 물, 밀가루, 식용유, 화장지, 물티슈, 건전지 등이 여기 해당한다.

고유한 맛이나 품질이 중요한 품목은 한 번 사서 직접 비교해보는 게 낫다. 라면, 소스류, 음료 등은 가격 차이만큼 맛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리

PB상품이 싼 이유는 광고비, 유통 마진, 포장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품질이 낮아서가 아니다. 특히 원재료가 규격화된 생활 필수품 카테고리에서는 PB상품과 NB상품의 실질적인 차이가 거의 없다. 브랜드 로고에 돈을 내는 건지, 내용물에 돈을 내는 건지 한 번쯤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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