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왜 파는 사람이 제일 힘들까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2만 원이 훌쩍 넘는 시대다. 배달앱을 열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즐비하고, TV에는 연예인 모델을 앞세운 치킨 광고가 쏟아진다. 본사는 잘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작 치킨을 튀기는 가맹점주들의 현실은 다르다. 매출은 올라가는데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그 구조를 들여다보자.
가맹점은 본사의 고객이다
프랜차이즈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은 이것이다. 가맹점은 소비자에게 치킨을 파는 동시에, 본사의 물건을 사는 고객이기도 하다.
가맹점이 본사에 내는 돈은 한 가지가 아니다.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 간판 비용을 초기에 내고, 운영 중에는 로열티와 필수 식자재 구매 비용을 지속적으로 낸다. 특히 식자재는 본사 지정 업체에서만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킨 한 마리를 팔기 위해 필요한 닭, 튀김 가루, 소스, 포장재까지 모두 본사 또는 본사 지정 업체에서 구매한다. 본사는 가맹점이 치킨을 많이 팔수록 식자재 납품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본사 수익 구조 vs 가맹점 수익 구조
본사의 수익은 크게 두 가지다. 가맹점을 새로 열 때 받는 초기 수수료와, 운영 중인 가맹점에 식자재를 납품하면서 발생하는 마진이다. 가맹점이 장사가 잘 되든 안 되든, 식자재를 구매하는 한 본사는 수익이 발생한다.
반면 가맹점의 수익 구조는 단순하다. 매출에서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 본사 로열티를 빼고 남는 게 가맹점주 몫이다. 문제는 이 항목들이 하나같이 가맹점주가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료비는 본사가 정한다. 임대료는 건물주가 정한다. 배달앱 수수료는 플랫폼이 정한다. 가맹점주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배달앱이 구조를 더 악화시켰다
배달앱이 등장하기 전에는 가맹점이 직접 전화 주문을 받았다. 배달앱 수수료가 없었기 때문에 그나마 마진이 나왔다.
배달앱 시대가 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추가됐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의 중개 수수료는 매출의 6~10% 수준이다. 여기에 배달 대행 수수료까지 더하면 배달 한 건당 3,000~5,000원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배달 관련 비용만 4,000~6,000원이 빠져나간다.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를 빼고 나면 가맹점주에게 남는 금액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왜 그래도 가맹점을 하는 걸까
구조가 불리한데도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계속 늘어왔다. 이유는 몇 가지다.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초기 고객 확보가 쉽다.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검증된 브랜드를 빌리는 게 초기 리스크가 낮다. 퇴직 후 창업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자영업보다 운영 방식이 표준화되어 있어 경험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다.
가맹점주가 살아남는 방법
구조적으로 불리하지만 잘 되는 가맹점도 분명히 있다. 공통점은 대부분 입지에서 온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경쟁 점포가 적은 위치를 선점한 경우다. 같은 브랜드라도 입지 차이로 매출이 수배 이상 벌어진다.
또한 배달 비중을 줄이고 포장 주문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전략도 있다. 포장 고객에게 소폭 할인을 적용해도 배달 수수료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리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힘든 이유는 열심히 안 해서가 아니다. 재료비, 수수료, 임대료 등 핵심 비용을 가맹점주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본사는 가맹점이 잘 되든 안 되든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 수익이 발생한다. 치킨 한 마리 값이 올라갈수록 웃는 쪽이 가맹점주인지 본사인지,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